헤드헌팅을 통한 기업들의 채용 요구 사항이 점점 까다로워지고 있다. 능력은 기본이고 이색적이고 다양한 조건들을 내걸고 있다. 게다가 다소 편견이 들어간 채용 조건을 요구해 헤드헌터들이 골몰하고 있다. 일반 경력자들은 알기 힘든 이색 채용 조건들. 헤드헌팅 포털 사이트 커리어센터(www.careercenter.co.kr)가 헤드헌터들에게 다양한 사례들을 들어보았다.
◆ 마약 복용자는 NO!
헤드헌터 J씨는 외국계 전자회사에서 인사부 부장급을 구해달라는 의뢰를 받았다. 그는 고객사에서 원하는 조건을 갖춘 후보자 O씨를 추천했다. 그의 능력이 탁월했던 만큼 O씨는 최종면접 후보자에 올랐다. 그런데 회사는 최종면접 전에, 병원에서 채뇨하기를 요구했다. 소변을 이용해 마약 검사(drug test)를 하려고 했던 것. 마약검사는 외국계 회사인 T사의 정책이었다. O씨는 채뇨를 했고, 소변은 미국의 마약 검사 전문 기관으로 보내졌다. O씨는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10일을 기다려, 마약을 복용하지 않았다는 결과를 받고서야 최종합격할 수 있었다.
◆ 궁합이 맞아야
헤드헌터 H씨는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기획직 차장을 구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그 회사는 영화와 게임 등으로 잘 알려진 엔터테인먼트 전문 기업이었다. H씨는 고객사가 원하는 대로 창의력이 뛰어난 G씨를 추천했고, 그는 무사히 최종 면접 후보자가 되었다. 그런데 최종면접 전에 고객사는 후보자의 생년 월 일시를 원했다. 후보자의 사주와 회사와의 궁합을 보기 위한 것.(회사는 남자가 되어 창립기념일을, 여자는 후보자가 되어 생년 월 일시로 궁합을 본다) 후보자 G씨는 자신의 생시를 보냈으나 궁합의 결과가 좋지 않아서 최종합격에 실패했다.
◆ 중고등학교는 해외에서
헤드헌터 K씨는 대기업의 해외영업직 대리급을 구해달라고 의뢰했다. 특별히 북미식 액센트를 쓰는 네이티브 스피커 수준의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사람을 원했다. 전체 매출의 70%가 발생하는 지역이 북미이기 때문이었다. K씨는 한국에서 중, 고등학교를 나오고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사람을 추천했다. 하지만 회사는 대학이 아닌 중고등학교를 미국에서 나온 사람을 추천해달라고 요청했다. 그것도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에 영어와 외국문화를 접한 사람과 대학에 가서야 영어와 외국문화를 접한 사람과는 큰 차이가 난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K씨는 곧 미국에서 중고등학교를 졸업한 사람을 서치 했고 후보자로 추천했다.
◆ 동문은 피해줘
헤드헌터 N씨는 식품회사에서 홍보부의 부장급을 구해달라는 의뢰를 받았다. 그리고 회사의 임원급들과 같은 대학이나 지역 사람은 피해달라는 부탁을 했다. 임원들의 동문을 채용하면 회사 내에 갈등이 많아진다는 것. 임원급과 좀 가까워지면 사람들의 시선이 곱지 않아 다양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N씨는 회사의 요구에 맞춰 임원급들과 동문인 후보자들을 후보자리스트에서 모두 지웠다.
◆ 미혼은 안 돼!
헤드헌터 A씨는 교육업체의 컨텐츠 기획을 맡을 과장급 여성을 구해달라는 의뢰를 받았다. 그런데 미혼이 아닌 기혼 경력자, 아이가 있는 여성을 추천해달라고 했다. 그것도 아이에게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아도 되는 초등학교 이상의 아이를 둔 여성 경력자를 구해달라고 요청했다. 교육 업체이니 만큼 아이를 낳아봐서 기본적으로 아이에 대한 애정이 많고,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있는 사람이여야 한다는 것. A씨는 초등학교 이상의 아이를 둔 기혼 여성 경력자를 중심으로 서치했고,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 기러기 아빠는 사양
헤드헌터 B씨는 국내 중소 제조업체에서 공장장을 구해달라는 의뢰를 받았다. 하지만 특이한 요구사항이 있었다. ‘기러기아빠’는 피해달라고 했던 것. 기러기 아빠의 경우, 처음엔 의욕적이나, 생활이 불안정해 쉽게 지치고 업무 몰입도가 낮으며, 건강도 잃기 쉽다는 것이 이유였다. B씨는 후보자들에게 연락을 취하면서 현재 기러기아빠인지 아닌지 체크를 해야만 했다.
커리어센터의 박정배 사장은 “이런 방식의 채용은 회사의 잘못된 채용으로 겪게 될 리스크들을 많이 줄여주지만, 일부 채용은 사회적 혹은 개인적 편견을 반영하는 것이어서 채용과정에서 공평성을 해칠 부정적 측면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본 자료는 2005년 11월 21일 국민일보에 보도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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